내가 읽은 책

선비의 길(유림)

최고선수 2009. 7. 22. 12:57

  더운 여름 더위를 이 6권의 책으로 같이 지내볼까 하고 읽기 시작하였습니다.

  최인호 장편소설 '유림'의 제1권에서 조광조가 유배 길에 수레 위에서 20년 전 스승 한훤당이 일러준 내용을 되새겨 본 선비사상(유가선비가 마땅히 지켜야 할 행동) 중에서 아래와 같은 글이 있습니다.  

 

 { 선비는 재물을 탐하는 태도를 버리고 즐기고 좋아하는 일에 몰두하며, 이익을 위하여 의로움을 손상시키지 않고, 여럿이서 위협을 하여 죽음을 당한다 하더라도 그의 지조를 바꾸지 않습니다. 사나운 새나 맹수가 덤벼들면 용기를 생각지 않고 그에 대처하며 무거운 솥(鼎)을 끌 일이 생기면 자기 힘을 헤아리지 않고 그 일에 착수합니다. 과거에 대하여 후회하지 아니하고 장래에 대하여 미리 점치지 아니하며, 그릇된 말을 두 번 거듭하지 않고 뜬소문을 두고 따지지 않습니다. 그의 위엄은 끊이는 일이 없으며, 그의 계책을 미리 익히는 법이 없습니다. 그들의 행위가 뛰어남은 이와 같습니다.

  선비는 친근히 할 수는 있어도 위협을 할 수는 없고, 가까이 하게 할 수는 있어도 협박할 수는 없으며, 죽일 수는 있어도 욕보일 수는 없습니다. 그들은 사는 데 있어 음락(音樂)을 추구하지 않으며, 음식에 있어 맛을 탐하지 않습니다. 그들의 과실은 은밀히 가려줄 수는 있어도 면대(面對)하여 꾸짖을 수는 없습니다.

그들의 꿋꿋하고 억셈이 이와 같습니다.}

 

 또한 송나라의 태종이 이방에게 칙명을 내려 편찬하였다는'태평총류'를 훗날 태종이 하루에 세권씩 읽어 일년 만에 완독하였다고 해서 '태평어람'이란 제목으로 바꾸었다는  이 책에 나와 있는 명언을 이렇게 소개하고 있습니다.

 

{ 정신은 감정에 의해서 발현되며, 마음은 입을 통해서 발표된다. 복이 생기는 것은 그 징조가 있으며, 화가 생기는 데도 그 단서가 나타난다. 그러므로 함부로 감정을 표출하거나 지나치게 수다를 떨어서는 안 된다. 작은 일은 큰 일의 시작이 되고, 큰 강도 작은 개미구멍으로 터지며, 큰 산도 작은 함몰로 기울어진다. 이처럼 작은 일이라도 삼가지 않으면 안 된다. 병은 입으로 들어가고 화는 입에서 나오는 것이므로 군자란 항상 입을 조심하지 않으면 안 된다.

 

'입은 화의 근원'이라는 이 말에서부터 '구시화문(口始禍門)이라는 성어가 나온 것 , 그러므로 특히 백성이 이끄는 지도자는 항상 말을 아끼고 조심해야 하는 것이다. 평소에 공자의 설법을 유치한 행위라고 무시하였던 노자는 '도덕경'에서 의미심장한 진리를 말하고 있다.

 "참으로 아는 사람은 말하지 않고, 말하는 사람은 참으로 알지 못한다.( 知子不言 言子不知)"

 참으로 아는 사람은 말의 수단을 통해서 남을 설득하려 하지 않고 오직 실행으로 남을 감화시키는 것이다.

  결국 조광조의 참화도 지식으로서의 다변에서 비롯되었으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