팁 많이 받는 웨이터를 잘 보라 사람 마음을 잡는 노하우가 있다
조선일보 土日섹션 Weekly BIZ 제27640호 2009년 11월 7~8일 토-일요일 10판 C7
팁 많이 받는 웨이터를 잘 보라 사람 마음을 잡는 노하우가 있다
김정운 교수의 'B&G 경영' 이라는 제목으로 나오는 글의 일부분입니다.
서구의 웨이터는 대부분 월급을 받지 않는다.
(웨이터는)적당한 품위와 기품을 유지해야 한다.
능력있는 웨이터야말로 가장 뛰어난 심리학자다.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구체적인 방법을 알기 때문이다.
미국의 소비자 행동을 연구하는 마이클 린(Michael Lynn)교수는 뛰어난 웨이터의 특징을 조사하여 다음과 같이 십계명으로 정리했다. 여러 가지로 응용할 게 많은 심리학 원리이다. 괄호 안에 내 해석을 첨가한다.
1. 옷을 다르게 입어라. 단순히 옷에 엑세서리만 달리해도 팁이 평균 17%나 올랐다.(나만의 트레이드마크가 있어야 한다는 이야기다. 단순히 식당종업원이 아니라 독립된 인격체임을 손님에게 주지시킬 수 있어야 한다. 타인과 구별되는 작은 특징만으로도 남은 나를 존중하게 되어 있다.)
2. 자기 이름을 소개하라. 웨이터가 자기 이름을 소개하며 주문을 받았을 때, 한 테이블당 팁이 평균 2달러 올랐다. ('사람과 사람의 만남'이 있어야 한다.)
3. 무조건 많이 팔아라. 당연하다. 손님은 자신이 먹은 음식의 총량을 계산해 팁을 책정하는 까닭이다. 주문을 받으면서 계속 뭔가를 제안해야 한다. "오늘 무슨 요리가 좋다.", "이런 음식에는 이런 음료가 좋다" 등. 그 결과 팁이 25% 올랐다.(상호 작용의 양이 중요하다. 무조건 많이 만나야 한다. 관계의 총량이 많아야 마음이 움직인다. 상대방에게 투자한 시간만큼 마음을 움직일 수 있다.)
4. 식탁 옆에서는 무릎을 꿇어라. 눈길을 맞추라는 이야기다. 돈을 내는 손님이 웨이터를 올려보며 이야기할 수는 없는 일이다. (당현한 이야기다. 상대방이 나와 동등한 인격체로 여겨져야 반응한다.사회적 지위의 차이를 깔고 시작하는 대화가 행복한 경우는 없다. 그런데도 한국 남자들은 꼭 명함을 건네며 서로의 사회ㅓㅈㄱ 지위를 결정한 다음에야 이야기를 시작한다.수컷들이 서로의 뿔이나 이빨의 크기를 겨루는 행위와 다를 바 없다.)
5. 손님을 만져라. 손님의 어깨나 팔을 살짝 건드리는 행동만으로도 팁은 16%나 더 올랐다.(만져야 마음이 움직이기 때문이다.의사소통의 인식론적 기원은 '터치'다. 만질수록 커진다. 무엇이든!)
6. 손님의 주문 내용을 따라 말해라. 손님의 주문을 따라 이야기하는 것만으로도 팁은 두 배로 올랐다.(내가 하는 이야기를 상대방이 성의 있게 받아들인다는 느낌이 들기 때문이다.)
7. 신용카드사의 로고가 적힌 계산서를 사용하라. 이유에 대해 린 교수는 잘 모르겠다고 한다. 팁은 22%가 더 올랐다고 한다.
8. 입을 가능한 한 크게 벌려 웃는 표정으로 이야기하라, 웃으면서 서비스했을 때 팁의 변화는 가장 드라마틱하게 나타났다. 팁은 140%가 올랐다.
9. 좋은 날씨를 예보하라. "내일은 날씨가 참 좋다고 하네요. 데이트하시기 좋을 것 같아요"와 같은 단순한 이야기만으로도 사람들이 내놓는 팁은 19%나 증가했다. (사람들은 무조건 긍정적인 이야기를 원한다. TV토론프로그램의 단골 출연자들의 표정이 밝은 경우는 없다. 만나도 그리 유쾌하지 않다. 비판이 그들의 직업이기 때문이다. 유쾌한 지식인이 되는 건 불가능한 것일까?)
10. 손님에게 초콜릿을 선물하라. 손님에게 계산서를 내밀 때, 초콜릿을 함께 내미는 것만으로도 팁은 21%나 올랐다. 놀랍지 않은가?(당연하다. 사람들은 아주 작은 것을 받아도 일종의 빚진 것 같은 느낌을 가진다. 받은 것은 반드시 어떤 방식으로든 돌려줘야 한다. 그래서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려면 자꾸 뭔가를 선물해야 한다. 꼭 비쌀 필요는 없다.)
린 교수가 하지 않은 이야기가 있다. 위의 십계명을 다 지키는데도 팁이 오르지 않는 경우가 있다. 그렇다면 웨이터를 그만두어야 한다. 체질이 아니기 때문이다. 자기가 하는 일에 어떠한 재미도 느끼지 않는다면 아무리 노력해도 안된다.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원칙은 내가 하는 일을 즐겨야 한다는 사실이다. 즐거운 사람은 만나면 행복해지기 때문이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체질이 아니면 아무리 노력해도 안된다는 것이니, 자기가 즐겨할 수 있는 일을 찾으라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웨이터의 심리전도 재미있습니다.
오목대 아래 한옥마을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