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사용 설명서
아들이 4학년이 되니 취업문제로 신경이 날카로워진 것 같습니다.
모처럼 며칠 집에서 뒹굴며 심심한지 읽을만한 책이 없는지 물어봅니다. 그러자 누나인 둘째 딸이 김홍신의 '인생사용 설명서'를 갖다 주며 읽어보라고 던져 줍니다.
아들이 가고나서 보니 거의 읽지 않고 베르베르의 '타나토노트'와 '파라다이스' 그리고 '1Q84'3권 등만 읽은 듯 합니다.
나온 김에 다시 한번 읽어보니 한 번도 읽지 않은 것 같은 느낌이 들 정도로 생소합니다.
그런데 눈에 확 들어오는 한 구절,
"쥐는 쥐약인 줄 알면 먹지 않는데, 사람은 쥐약인 줄 알면서도 먹는다."
"아주 뜨거운 물잔은 얼른 내려놓으면 되는데, 붙잡고 어쩔 줄 모르니 델 수밖에 없다."는 말이었습니다.
"세상을 끌고 가도 시원찮은데, 담배한테 끌려다니겠는가?"
저는 제가 스승으로 모시는 분이 운영하는 마음 수련 프로그램을 통해 37년 6개월간 쥐고 있던 뜨거운 물잔을 내려놓았습니다. 백해무익하고 남에게 피해를 주는 담배에게 끌려다니기를 거부한 것입니다.
저도 커피를 한 두잔씩 먹다보니 아침마다 커피가 없으면 두리번거리며 찾아야 하고, 먹지 못하면 머리가 지끈지끈 아프기도 하였습니다. 하루 딱 한 잔만 마시는데도 커피에 중독이 된 것처럼 끊기가 어려웠습니다. 피곤해서 마시고 머리 아파서 마시고 남이 주니까 마시고 전날 밤 잠을 제대로 못자서 마시고 어질어질해서 마시고, 너무 피곤해서 그랬겠지만 어느 날은 눈이 핑그르르 도는 것처럼 몸에 이상징후가 나타나기 시작하고 구토증도 났습니다.(속이 쓰릴 때마다 꿀을 먹으면 괜찮았는데)
병원에 갔지만 스트레스라나 뭐라나?
아뭏든 어느 날부터 녹차를 하루종일 마셔가며 커피를 끊었습니다. 이제는 커피도 녹차도 없이 아무렇지도 않게 지낼 수 있지만 가끔 무척 피곤하거나 사양할 수 없는 경우(묻지도 않고 줄 때) 외에는 먹지 않습니다.
아무리 건강에 좋다고 한들 내가 커피에 매여있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지요.
옆지기도 하루빨리 담배를 끊을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정말 냄새가 괴롭거든요. 담배꽁초는 뭉쳐서 차 속에 둘 때도 있으니 으으윽.
담배는 공기오염, 환경오염의 주범이라고 말하곤 합니다.
담배 끊고 건강하세요.
집에서 본 저녁 하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