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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로 쇼핑, 지갑 여는 효과 커

최고선수 2011. 8. 8. 07:32

  모닝커피                                     조선일보 2011.8.4 목요일 A22

 

                                          슬로 쇼핑, 지갑 여는 효과 커

 

'손님들로 북적여야 장사가 잘된다'는 건 옛말이다. 요븜엔 카페와 미술관, 매장이 한데 어울린 공간에서 다른 사람의 방해를 받지 않고 느긋하게 쇼핑을 즐기는 이른바 '슬로쇼핑(slow shopping)'이 인기를 끌고 있다. 미술관을 방불케 하는 대형 패션.문화 복합 쇼핑몰이 등장했는가 하면 가게 한쪽에 손님들이 쉴 수 있는 작은 카페를 마련한 곳도 늘고 있다.

  슬로 쇼핑은 상인들에게도 도움이 된다. 미국 컬럼비아대와 홍콩대, 싱가포르국립대 공동 연구진은 최근 심리 실험을 통해 슬로 쇼핑족(족)의 씀씀이가 일반 손님보다 더 크다는사실을 밝혀냈다. 마음이 편하면 지갑도 쉽게 열린다는 말이다.

  연구진은 한 ㄴ그룹엔 평화로운 자연 풍경에 잔잔한 음악이 흐르는 명상 비디오를, 다른 쪽엔 신기한 로봇의 세계를 소개하는 다큐멘터리 비디오를 보여줬다. 명상 비디오를 본 사람들은 마치 휴양지에 온 듯 긴장이 풀어졌지만 다큐멘터리를 본 사람들은 그런 느낌을 받지 못했다. 

 인터넷 경매 실험에서 긴장이 풀린 사람들은 그렇지 않은 사람들보다 상품 가격을 11% 높게 부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시장 판매가보다 15% 비싼 값이었다. 이들은 디지털 카메라의 화소 수나 셔터 스피드 같은 상품 자체의 속성보다 소중한 추억을 담아준다는 의미에 더 집중했다. 이런 효과는 여행 상품에서 아이스크림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상품 구매 실험에서 동일하게 나타났다.

 컬럼비아대 경영학과의 팜(Pham) 교수는 '마케팅 연구 저널' 최신호에 발표한 논문에서 "심리적으로 편안한 상태에서는 사물이 더 매력적으로 보여 값을 비싸게 치르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제 전자제품 매장에도 제품의 성능을 자랑하는 광고판보다는 예술작품이나 손님이 편히 쉴 수 있는 소파를 준비해야 하지 않을까.

                                                                          이영완 기자 ywlee@chosun.com

 

  패션 마케팅 논문을 쓰는 딸이 생각나서 이 글을 옮겨봅니다.

 꼭 논문이 통과하여 좋은 결과 기대하는 맘 간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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