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망한 꼴, 우스운 꼴(2010.3 좋은 생각 중에서)
......
옛날에 여우가 길을 가다 메추리를 만났다. 출출하던 차에 잘 됐다 싶어 잡아먹으려는데 메추리가 말했다. "나를 살려 주면 배터지도록 먹게 해 줄게." 여우는 메추리 한 마리 먹으나 마나고 혹시나 하는 마음에 그러자고 했다.
그때 마침 촌 아낙이 광주리에 들밥을 이고 지나갔다. 메추리는 그 앞에서 폴짝 뛰었다. 아낙은 들밥을 내려놓고 메추리를 잡으려고 뛰었다. 메추리는 잡힐 듯 말 듯 조금씩 앞으로 나아갔다. 어느새 제법 멀리 오자 메추리는 하늘로 날아가 버렸다. 아낙이 광주리로 돌아왔을 때는 여우가 이미 들밥을 깨끗이 먹어 치운 뒤였다.
이 광경을 하늘에서 지켜본 메추리가 여우에게 왔다. "배불리 먹었냐? 그럼 이번에는 아주 우스운 꼴을 보여 줄까?" 여우는 메추리를 따라갔다. 옹기장수인 두 형제가 옹기 짐을 지고 나란히 가고 있어었다. 메추리는 앞서 걷던 형의 짐 위로 올라가 앉았다. 동생이 잡으려 했지만 손이 닿지 않아 들고 있던 작대기로 내리치는 순간, 메추리는 날아가고 옹기는 박살이 났다. 영문을 모르는 형은 동생의 멱살을 잡고 한바탕 소동을 피웠다.
사람들은 참 이상하다. 무엇이든 일단 제 것이 되면 그 가치를 잘 모르는 것처럼 행동한다. 그것을 얻기 위해서 자기가 얼마나 노력했는지 중요하지 않다는 듯 아무렇지도 않게 내버려 둔다. 잡은 물고기에 떡밥을 주지 않는다는 둥 떠벌리면서 수중에 들어온 이상 제 것임을 강하게 확신한다.
...... 이강엽 님/ 대구교대 교수
복습 삼아 다시 만들어 본 매듭작품인데 풀 먹이고 술을 나란히 펴야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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