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연 인연하정인간들이 모여 사는 세상연분홍빛 소리인간들이 할 수 있는 일들연달아서 밀려오는데인성 좋은 사람 찾다가연속 헛발질만 하고인내하고 또 인내하며연을 만들어 간다인연이란 끈으로 실수연발하며 인후염처럼 따끔거리다연초록으로 피어나다가인생 황혼기에연보라 그림을 그리다가인연이 다하면연회색 하늘로 떠나갈 거야 3막 2장 2025.07.03
다 가진 사람 다 가진 사람하 정모처럼 통잠을 잤다따스한 저녁 노을빛이 온몸을 감싸는 느낌이다나는 다 가진 사람이다의견이 달라 다투기만 하는 남의 편도 있고가끔은 속 썩이고 가슴 아프게 하는 자식도 있다내가 잘 되기만 소원하는 가끔씩만 찾아뵈는 엄마도 있다일하거나 놀다가 돌아갈 집도 있고남에게 손 벌리지 않을 만큼 돈도 있다영화나 책을 볼 수 있는 내 시간도 있다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는 모임도 있고이것저것 약을 먹고 불편한 것도 많지만 큰 통증 없이 돌아다닐 수도 있다무엇보다 통잠을 자고 난 지금 이 순간이 행복하다 3막 2장 2025.05.24
부모 마음 부모 마음하정신기하고 궁금하고아주 작은 일에도 기쁘고아주 작은 일에도 맘 졸이고희망의 씨앗 하나오지게 꿈꾸다가천하를 얻은 듯마음이 부풀다가자식 눈에 눈물 나면피눈물 흘리다가애지중지 온 마음정성을 다하다가온몸이 망가지고정신마저 흐릿해가도자식 하나 잘 되기만기도하는 부모 마음논산 관촉사 국보 제323호 석조미륵보살입상가정의 안녕과 행복을 염원하는 미륵불(은진미륵) 3막 2장 2025.05.08
사월 사월하정복수초, 노루귀, 바람꽃마음 설레게 하고민들레, 산수유, 개나리꽃등불 밝히며매화, 진달래, 벚꽃발그레 찾아오더니 수선화, 목련, 살구꽃마저화들짝 놀라서장미, 금낭화, 목단꽃까지불러 모은다온 세상 꽃들의 잔치가 시작되었다제주부터 서울까지한꺼번에 너도 나도 소란스럽다 3막 2장 2025.04.01
생명의 소리 생명의 소리하정어?매일 보던 버드나무연두색이 살짝 올라왔네?어젯밤에 조금 내린 비생명수였나?하기야 군실군실 이월 지나 삼월도 중순이잖아?어제 그제 향기로운 프리뮬러꽃 선물할 때부터봄은 왔었지밭갈이 시작되는 들판으로 나가봐야지노루귀 봄까치꽃 마중 가야지봄바람 꽃향기 느껴봐야지생명의 소리 들어봐야지 3막 2장 2025.03.16
구제불능 구제불능하정얼룽얼룽얼굴이 얼룩져 보인다황반변성 고것이 문제다십사 년 전에 한쪽을작년에 나머지 다른 쪽을 수술하였다아니다!블루라이트고것이 문제다잠 안 오는 밤 휴대전화를 끼고 산내 잘못이다사진도 못 찍고운전도 못하겠고책도 오랜 시간 못 읽겠고내 인생 쫑 났다!새벽 네 시지금도 쓰고 있으니구제불능어찌해야 할꼬?못 날아가는 듯한 후투티 3막 2장 2025.03.01
달 님 달님하정누군가는정월대보름 달님을 보고소원을 빌었다는데무심한 나는다음다음그다음날자다 말고 눈을 떠보니창밖으로초저녁에 안 보이던달님이휘영청 찾아주셨네요이제라도소원을 빌어야 하나?달님이뾰로통 찌푸리는데 3막 2장 2025.02.18
추위 입춘이 하루 지난 오늘 추워도 너무 춥다. 영하 9도에 최고 기온도 영하 2도라니 봄이 온 게 아니라 크리스마스가 가까워오는 것 같다.내일은 영하 8도에 영하 3도이고 눈까지 내린다니 설 지나고 맹추위는 겨울보다 더 혹독하다. 문득 해를 넘기지 않기 위해 섣달그믐 가까이 결혼식을 치르느라 손이 추위에 얼었던 울 엄마 생각이 난다. 그때는 넉넉지 못하고 불편하기 짝이 없는 부엌과 환경을 원망하느라 고생하시는 엄마를 보는 것도 짜증만 났었다. 그 무렵도 너무 추워서 밥상 위에 놓은 그릇들이 얼어서 미끄럼을 타고 온수라고는 없는 수돗가에서 미역을 씻느라 힘들기만 했었다. 그런 부엌에서 일하시는 엄마를 당연하게 생각하고, 자진해서 부엌일을 돕거나 설거지할 생각을 못했으니, 그런 불효가 없었다. .. 3막 2장 2025.02.04
별 별하정하늘의 별들이 땅 위로 내려와 앉았다저마다의 사연들을 싣고불빛 하나에 소설 하나씩을 만들어하늘로 올라가기 위하여오늘도 반짝반짝밤새 빛나고 있다퇴고를 하면서 3막 2장 2025.01.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