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 사는 큰 딸이 서커스 예약해 놓았으니 놀러 오란다. 자기는 반차를 냈으니, 금요일에 올라와서 저녁을 먹고 서커스공연을 보러 가자는 것이다. 어차피 예약을 해 놓았다니, 오전에 올라가서 고속터미널에서 점심을 간단히 먹고 딸네 집으로 가기로 했다. 그런데 보통 두 시간 사십 분에서 세 시간이면 가는 길을 명절도 아닌 평일에 세 시간 반도 넘게 걸려서 도착했더니, 벌써 딸이 점심을 먹고 터미널까지 마중 나온 지 한참이나 지났단다. 전주에서 유명한 삼백집이 보이길래 터미널에서 둘이만 밥을 먹고 집으로 갔더니 재택근무 중인 사위가 반갑게 맞아준다. 우리가 늦어져서 쉴 새도 없이 딸은 저녁을 준비하느라 바쁘다. 나는 준비해 간 것도 없어서 그저 해 주는 저녁을 먹고 서커스를 보러 갔다. 잠실운동장에서 한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