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막 1장 92

마음의 평화

마음의 평화 하 정 새벽에 엄청 내린 비가 북적물이 되어 온갖 쓰레기를 둥둥 띄우고 무섭게 빠른 속도로 물보라를 일으키며 전주천을 온통 덮었다 보행로도 풀밭도 흔적이 없고 갯가의 나무는 겨우 비틀거리며 거친 물살을 견디고 간신히 서 있다 조금만 기다리자고 맑은 물 되어 수달이랑 잉어랑 피라미가 노니는 평화로운 때가 반드시 찾아온다고

3막 1장 2023.07.15

친구

친구와 친구 짝궁들이 하나 둘 많이 아프거나 저세상으로 가기 시작하는 나이가 되었다. 운동 능력이 현저히 떨어져 가고 기억력도 가물가물 단어가 생각 안 나서, '저기저기 그그그것 있잖아'가 남발된다. 자칫 서운하기도 하고 귀가 잘 안 들리고 눈이 잘 안 보이다 보니 같이 듣고 보았어도 제각각 해석해서 오해가 생기기도 한다. ' 부모는 속아주고, 친구는 참아주고 부부는 져 주는 것' 이란다. 갈수록 외로움이 밀려들면 그래도 친구뿐일 것이니 소중한 친구들아! 무조건 사랑하자. 오늘도 친구들 만나러 간다. 얏호! 다 이해하고 즐겁게 놀다 와야지. 고마워 친구들아, 살아 있어서 같이 얼굴 보고 이야기 나눌 수 있어서 행복하다.

3막 1장 2023.06.03

입하 지나고 소만

오늘은 여름이 들어오는 입하 후 보름이 지나 소만이다. 개나리부터 목련꽃, 진달래며 영산홍까지 화려한 꽃잔치를 벌이다가 이제는 녹색의 향연이 펼쳐지는 오월의 하순으로 들어가는 장미의 계절이 되었다. 엉겅퀴며 양귀비 꽂, 데이지와 토끼풀꽃과 찔레꽃으로 또 다른 꽃잔치를 하는 계절의 변화에 보리밭의 물결이 어느덧 모내기 준비하는 써레질한 논으로 바뀌었다. 망종에 심는다던 모심기는 벌써부터 시작되었고, 기후변화로 때 아닌 농작물이 냉해를 입기도 하고, 들쑥날쑥 날씨에 감기환자와 전염성 강한 질병으로 아이들 병원이 북적대던 때는 지나갔다. 5월 1일 근로자의 날부터 어린이날 어버이날 부부의 날 부처님 오신 날까지 행사도 많아 후딱 5월도 지나간다. 생명의 기운이 가득한 지금이 내가 가장 좋아하는 계절이다. 춥지..

3막 1장 2023.05.21

23년 첫 나들이

기나긴 코로나 3년이 지나고, 의무적인 것처럼 기어이 올해 들어서자마자 코로나 확진을 받았다. 아직도 기침이 가끔 나오니 맘대로 외출도 못하다가 이제야 첫나들이를 다녀왔다. 봄은 봄인데 봄 같지 않은 몸과 마음들로 하릴없이 보내다가 3월도 중반이 되었다. 갑자기 온 전화에 망설이지 않고 바로 함께 한 나들이로 노루귀를 보러 갔으나, 누군가 파헤친 것 같은 흔적도 있는 것 같고, 가뭄과 추위로 말라버린 것도 같아서 실망하고, 전주양묘장으로 갔더니 그나마 조금 있는 것 같아서 아쉬운 마음 달래고 돌아왔다.

3막 1장 2023.03.15

스마트폰 교육

요즘 스마트폰 교육을 받고 있다. 사진에 글씨 쓰기, 동영상 만들기, 키오스크, 위젯, 길 찾기, 앱 다운로드하여 물건 주문하여 결재하고 구입 반품하기, 고속버스나 기차표 예매하기 등등 젊은이들은 쉽게 이용하고 있지만 나이 든 사람은 접할 기회가 없으니 어쩐지 두렵고 당황스러운 것 들이다. 고속터미널에 표를 파는 직원조차 없으니 물어볼 곳도 없다. 무인발매기를 이용하거나 스마트폰으로 예약하고 결재하여 큐알코드로 확인해야만 버스를 탈 수 있다. 평생교육이라더니 한글을 모르면 문맹이고, 스마트폰을 모르면 스맹? 빠른 변화에 놀랍고도 격세지감이 드는 것은 어쩔 수 없다. 이렇게라도 배울 수 있어서 다행이고 감사한 일이다.

3막 1장 2022.12.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