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막 1장

장항 맥문동

최고선수 2023. 9. 15. 08:37

  성주의 성밖숲 맥문동이 소나무와 어우러진  모습이 정말 멋졌는데, 가까운 장항 맥문동도 멋지다고 들은 지 수년이 지났건만 한 번도 못 갔었다.
  올 해는 꼭 가겠다는 내 말에  축제가 끝나가는 지난 토요일에 친구들과 가기로 했으나, 또 일들이 생겨서 올해도 못 가게 되나 보다 하던 차에, 친구 하나가 동생이 맥문동꽃이 한창이라서 너무 이뻤다고  우리도 갑자기 월요일에 가잔다.
  만사 제치고  네 명이 길을 나섰다.
  전주에서 군산까지는 자동차 전용도로라서  천천히 안전하게 갔다.
  장항 스카이워크를 검색한 후 임시주차장 즉 3 주차장으로 지정하여 내비게이션이 외곽도로로 안내하니  또한 한가하게 갈 수 있었다.
  여름이 너무 길어져서  백로가 지나고도 무덥기만 한 날이 계속되었는데,  바닷가에 자리한 소나무 숲이라서 그런지 바람이 살랑살랑 너무 선선하고 관광객도 많지 않았다.  
   누구는 맨발로 흙길을 걷고 갯벌도 걷는단다.
  걷고 난 후에는 먹을 것을 싸 온 친구 덕에 맛있게 간식을 먹고 그래도 점심은 먹어야지.
  점심 먹을 곳을 찾아보니 가까운 곳에 바지락 칼국수 집과 백반 집이 있다고 한다.
  하지만 가까운 칼국수집은 아쉽게도 '월요일 휴업'이니, 결국은 4킬로미터 남짓 떨어진 백반 집으로 당첨되어 서천의 맛집 골목인 곳으로 갔다.
  서천군 장항읍 맛나로에는 음식점이 즐비하여 주차할  곳이 없어서, 식당 앞에서  두  명은 내리고, 두 명은 다행히 가던 중에 봐 둔(눈이 여덟이라서) 공영 주차장에 차를  댈 수 있었다.
  간식을  먹은 후라서 밥 생각이 별로 없었는데도 엄청 맛있게 먹었다.
  맛있게 음식을 해 주신 분께 감사하고  다시 또 소나무 숲에서 놀다 가기로 했다.
  커피는 가다가 주문해 사 가지고 가서 넓은 자연카페에서 마시면  될 일이다.
  이번엔 오전에 둘러보지 못한 반대쪽으로 각자 가고 싶은 만큼 가다가 다시 주차장 쪽 쉼터에서 만나기로 했다.
  누구는 캠핑장 건너 바다 쪽으로  난 데크 길까지 가고, 누구는 갯벌로 다시 가서 걷고, 누구는 슬렁슬렁 구경하고 쉬고.
  이제는 같이 또 따로 노는 부부처럼 각자 체력과 취향대로 걷는다.
  월요일이라서 스카이워크는 쉬는 날이라 못 올라가 봤지만, 월요일이라서 또한 한적하고 쉴 곳이 많아 정말 신선놀음 하고 온  날이었다.
  올해 숙제를 하나 끝낸 것처럼 홀가분한 기분이다.
  나태주 시인의 '풀꽃'  두 편의 시가 새겨진 곳을 보니, 서천이 시인의 고향이란다.
  오늘 충전받은 에너지로 얼마간 기분 좋은 날들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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