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막 2장

봄을 봄

최고선수 2024. 3. 30. 05:02

  어느덧 3월도 다 가고 하루만 남았으니  한 해의  사분의 일이 지나갔다.
  여느 때와 달리 2월 내내 비가 잦더니 3월도 때아닌 추위로 벚꽃 없는 벚꽃축제가 열렸다고 한다.
  복수초를 시작으로 봄을 알린다는 춘란과 매화가 피어나고, 개나리 등불을 비추며 수선화가 길을 밝히니 산수유나무  생강나무까지 노랑노랑 하다가, 이젠 유채꽃이나 팬지와 튤립 그리고 복숭아꽃 앵두꽃 배꽃 벚꽃으로 화사함을 더할 것이다. 봄까치꽃 제비꽃과 온갖 잡초들도 질세라 꽃을 피우며, 한 생명의 불꽃들을 피운다.
  역시 봄은 꽃들이 알리고 시냇물 소리로 달려온다.
  그제 내린 비로 전주천의 징검다리 물이 넘치면서 제법 소란스러운 소리로 봄이 왔음을 말해준다.  
  하기야 얼마 전부터 강변의 버드나무는 날마다 색깔이 변해가고 있었다. 이제는 제법 연둣빛이 완연하게 들어왔다.
  청둥오리도 북쪽으로 갔는지 거의 보이지 않고, 텃새가 되었는지 모를 몇 마리만 남아 있다. 항상 보이던 열 마리 남짓의 백로도 아래쪽으로 날아가 노는지 가끔씩만 보인다.  먹이가 더 풍부한 곳으로 이동한 것 같다.    팔뚝만 한 잉어도 보이고 피라미도 많아서 한쪽다리로 서서 물을 응시하고 있던 백로가 자주 보였다. 가족인 듯 비행을 연습하는 것처럼  보이는 어린 백로와 냇가의 풀숲과 바위에 모여 앉아 있던 백로 가족 그리고 맞은편 나무 위에 앉아서 멀리 지켜보기도 하던 백로가 안 보이니 궁금하기도 했다.
  자주 보이던 수달도 어디로 옮겨 갔는지 찾아보기 힘들다.
  항상 순환하고 움직이는 자연 앞에서 그저 하나의 생명체인 나는 몇 번이나 순환하고  움직이게 될 것인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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