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촉을 소생시키는 아름다움은 난의 미학에서도 으뜸이라 할 수 있다.
퇴촉(bac bulb : 오래되어 잎이 떨어진 어미촉의 가구경)은 사랑으로 자손을 만든 후에 오는 고마운 것이다.
미관상 아름답지 않다하여 따내어 버리는 경우도 있는데, 여기에는 다시 새촉을 받아 꽃을 피우 수 있는 놀라움이 숨어 있다. 묵은 촉을 분양 받아 싹틔우는 기쁨이란 말할 수 없는 기쁨이자 생명의 신비이다.
분갈이 할 때에 묵은 가구경을 떼어내어 바깥의 치마잎을 절반정도 깨끗이 떼어낸 후에 뿌리도 건실한 것 몇 개만 남겨두고 떼어버린다. (경험으로는 뿌리가 하나도 없어도 벌브틔우기를 할 수 있었다.) 전문가들은 수태에 싸서 틔우기도 하는데, 그렇게 하지 않아도 난을 심듯이 퇴촉을 심어놓고 그늘에 두며 다른 난화분과 같이 관리하여도 여름이 시작되면서 새촉을 밀어 올리는 것을 볼 수 있다.
점차 시비도 하여 건강하게 자랄 수 있도록 해 주며, 아직 허약한 상태이므로 여름에는 시원하게 겨울에는 따뜻하게 관리해 준다. 이렇게 2년이 지나면 성숙한 난이 태어나게 되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난의 미학, 기다림의 미학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많이 자랐지요? 퇴촉에서 올라온 복륜
6월 2일에 올린 사진은 4월 25일에 찍은 것임.